2008년 8월 5일 화요일

나쁜 부이차

보이차는 원래 몸을 따뜻하게 하고, 독기를 풀며, 풍을 몰아내고, 몸을 정상적으로 돌리는데 매우 탁월한 효과가 있는 차입니다.

좋은 색, 향, 맛과 더불어 좋은 기(氣)까지 갖추기 위해서는 ① 좋은 차엽으로 제대로 발효가 되어야 하고, ② 좋은 상태에서 보관되어야 합니다.

위의 조건을 모두 갖춘 보이차를 "제대로 된 보이차", "정상적인 보이차" 혹은 "진정(眞正) 보이차"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직까지도 중국, 대만, 우리나라에서 위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보이차가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진정 보이차가 아닌 보이차를 가짜 보이차라고 흔히 말하는데, 이렇게 위조품이 대량 유통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생차 보이차의 경우 20년을 넘어 50년정도까지 발효시키는 것이 있는데, 이처럼 연도가 오래되면, 높은 가격을 받고 팔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난 보이차는 값이 말할 수 없이 비쌉니다. 동경호나 송빙호와 같은 골동차는 말할 것도 없이 조기홍인원차와 같은 인급차도 대만이나 홍콩에서 150 ~ 200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가짜가 대량으로 제조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만에서 동경호 500편을 조사해 봤더니 그 중 14편만이 진품이었다라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보이차를 위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훨씬 싸구려 차를 가지고 껍질만 바꿔 싼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무지녹인( 이 차도 요즘엔 정말 비쌉니다.) 같은 차에 송빙호 포장을 해서 송빙호라고 파는 경우입니다.

그 다음은 아주 갓 만든 신차(신차의 가격은 한국 돈으로 몇천원밖에 하지 않습니다)를 화학처리를 거쳐서 재포장한 경우입니다. 화학적으로 위조하는데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쓰이는 대표적인 화학제로서는 카바이트, 황산가스, 불소, 염소수 등등이 있습니다. 이런 화학제를 이용해서 생차의 강한 맛과
향과 색 등을 빼버린 후 오래 묵은 듯하게 만들어 버리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썩은 보이차가 있습니다. 숙차를 만드는 과정에서 악퇴 도중 썩어버린 차를 그대로 유통시키는 것입니다. 보이차 제조 과정에서 악퇴를 하다가 썩어버리는 경우가 생기면 그 차엽은 당연히 폐기처분을 해야하는데 그런 차들이 뒤로 돌려져서 화학처리를 한 후 좋지 않은 맛과 향을 빼고 긴압을 해서 유통되는 경우입니다.

메주를 띄우다가도 잘못 발효를 시켜서 썩어버리는 경우가 있듯이 숙차 보이차도 마찬가지로 발효를 하다가 잘못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썩어버린 차들은 냄새도 고약할 뿐만 아니라 더러 진드기와 같은 벌레도 있을 수 있습니다. 요즘에도 물론 그런 차들이 뒤로 빼돌려져 화학약품처리가 된 후 유통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폐기처분명령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가짜는 아니지만 보이차의 품질과 관련되는 것으로는 보관상태의 문제가 있습니다. 정상적인 보이차라도 10년, 20년 묵히는 공간이 어디인가에 따라 그 맛은 상당히 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흔히 대만등지에서 '창고에 들어갔다', '창고에 들어가지 않고 보관되었다'란 말을 흔히 듣게 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창고에 들어가지 않고 일반 집등에서 보관된 제품을 더 높게 쳐주는 것은 보관을 오랫동안 해야하는 보이차의 특성상 나오는 것입니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