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2일 토요일

보이차 이야기 21

보이차의 올바른 저장법

짱유화 교수의 보이차 이야기 21

보이차를 저장하는 모습.

예로부터 차는 햇차일수록 귀하게 여겼다. 차의 변질 인자는 산소ㆍ온도ㆍ습도ㆍ광선이며 여기에 산화효소의 작용, 미생물의 참여 그리고 자연산화의 진행 등 제반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차의 변질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차의 함수율을 6% 이내로 유지하고, 포장지의 빛 차단과 진공을 통한 포장 그리고 저온의 저장 방법 등은 모두 차의 산화를 막기 위한 조치다.

20세기말, 차의 저장법에 대한 인식을 뒤엎는 사건이 일어났다. 즉 어떻게 해야 신선도를 유지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묵혀야 제대로 된 차맛을 느낄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저장법이 등장한 것이다. 저장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저장에 대한 개념에 정반대되는 저장 개념의 탄생은 많은 혼란을 초래했고, 그 혼란의 중심에 보이차가 서 있다. 녹차의 질은 어떻게 산화인자들로부터 철저히 차단하느냐가 관건이라면 보이차는 이와 반대로 어떻게 이러한 인자들을 충분히 활용하느냐에 따라 품질을 다르게 만들 수가 있다.

그렇다면 보이차는 어떠한 방법으로 저장해야 제 맛이 날까? 먼저 차의 산화인자와 보이차의 함수관계 그리고 산화여건을 알아야 보이차 맛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보이차의 산화인자 중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차의 함수율이다. 함수율의 증감은 공기의 습도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상대습도가 50%가 넘으면 보이차는 빠르게 수분을 흡수하게 된다. 물론 습도의 증가비율이 높을수록 함수율도 정비례해 높아진다. 그렇다고 보이차의 함수율이 마냥 높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대체로 함수율이 12% 이상 넘으면 보이차에 빠른 속도로 곰팡이가 피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에 온도마저 높아지면 그 부패의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온도와 습도의 적절한 배합은 보이차의 맛을 내는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된다. 예를 들어 환경의 온도와 습도가 모두 높아지면 보이차에 곰팡이가 피어 곧 바로 부패하게 된다. 그러나 온도만 높고 습도가 모자라면 유리지방산이 증가해 보이차에서 신맛이 나게 된다. 그리고 보이차를 직사광선에 노출하게 되면 산화의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나 발효된 후의 보이차의 맛은 밋밋하게 변해버려 가치를 잃게 된다.

저장환경에서의 산소공급은 보이차의 맛을 내는데 필수조건이다. 흔히 보이차의 저장용기에 덮개를 덮어 산소의 유통을 차단하는 것은 옳지가 않다. 산소의 공급은 많을수록 좋다. 통풍이 잘 되고 서늘한 곳에 보이차를 저장하라는 얘기는 곧 산소를 충분하게 공급하라는 뜻이다. 전통 보이차의 압착에서 보이는 느슨한 누름도 산소의 공급을 높이기 위한 배려이다.

보이차의 참맛은 저장을 통해 이루어진다. 아무리 좋은 원료라도 옳지 않은 저장방법을 사용한다면 결국 보이차의 진미(眞味)를 잃게 되며 품질이 저하된다. 풍부한 산소에 서늘한 곳, 실온을 25℃에 맞추고 상대습도를 70%로 유지하게하면 보이차의 저장환경은 더 없이 좋을 것이다. 이러한 산화조건들은 하여금 보이차의 산화효소반응을 일으키고, 적당한 미생물의 참여를 유도하며, 자연산화의 진행을 원활하게 작용하여 보이차의 숙성 즉 후발효의 가치를 한층 높일 것이다.

이러한 산화인자들을 철저히 예방해야만 차의 변질을 막을 수 있다. 물론 보이차의 맛은 여기에 더해 산화효소의 작용, 미생물의 참여 그리고 자연산화의 진행 등 제반 요소들이 함께 아우러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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