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차호란 무엇인가? >>
넓은 의미에서 자사차호(紫砂茶壺)는 자사로 만든 차(茶) 우리는 그릇을 가리킨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자사차호는 중국 이싱(宜興)에서 나는 독특한 광물질인 자사를 재료로 삼아야 하고, 자사공예의 제작규범을 따라야 하며, 이싱에서 만들어진 차호여야 한다. 즉 자사차호란 엄밀하게 이싱 자사차호인 것이다.
이싱 자사차호는 그 이름과 달리 자색빛의 차호만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성질을 가진 자사 원료일지라도 그것으로 만들어낸 차호의 색상은 여러 가지여서, 붉은빛·자줏빛·검은빛·풀빛·배껍질빛 등의 차호가 나오는데, 이것들도 모두 자사차호라고 부른다. 즉 자사차호는 겉으로 드러나는 차호의 빛깔을 가리키는 말이기 이전에 자사라는 특정 재료에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 볼 수 있다.
진품 자사차호는 상대적으로 고가품이다. 그것을 만드는 재료의 채취과정과 제련과정이 복잡하고 제작기법도 섬세할 뿐 아니라 원칙적으로 수공작업에 의존해야 하며, 굽는 과정에서도 고온을 써야 하고 이로 말미암아 수축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는 것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겉모양과 빛깔뿐인 가짜 자사차호와 진품 자사차호 사이의 가격 차이는 결코 만만치 않다. 더구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자사 원료 자체가 희소가치를 지니게 되어 그 가격이 더욱 올라가고 있다.
그럼에도 자사차호는 그 성질의 우수성으로 말미암아 더욱더 주목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공작업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특징 때문에 예술가치가 높은 수장품으로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자사차호의 재료Ⅰ
이싱에는 자사의 원산지인 황룽산(黃龍山)이 있는 바, 이 산을 일러 이른바 자사의 본산(本山) 또는 갑산(甲山)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밖에도 칭룽산(靑龍山)이나 단산(段山)이나 양자오산(羊角山)이나 샹산(香山) 등이 있는데, 각 산들에서 나는 자사의 재료는 성질이나 빛깔에서 조금씩 다르다.
자사니 가운데 가장 핵심에 들어 있는 양질의 광물질을 일러 니중니(泥中泥, 본산니 가운데 본산니)나 갑니 또는 갑급니(甲級泥)라고 부르며, 이것이 자사차호를 만드는 재료가 된다.
자사의 광물 원석을 중심으로 살펴볼 경우, 자사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자니와 홍니와 녹니가 바로 그것이다.
먼저 지표에서 가장 가까운 층에 주로 있는 원석 자니를 소성하면, 자색·이피(梨皮, 배껍질)색이라고 부르는 황색·회흑색의 남니(중국 사람들은 흑색이라고 표현함)라고 하는 세 가지 최종 니료(泥料)가 나오게 된다.
다음으로 자니보다 깊은 층에 있는 것이 원석 홍니인데, 이 붉은 색의 돌덩어리를 흔히 석황(石黃)이라고도 표현하는 바, 이것을 소성시키면 붉은색인 주니와 남니 두 종류의 최종 니료가 나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원석 녹니는 외형상 광석의 외면에서 녹색을 띠는 것을 말하는데, 이것을 소성시키면 황니와 녹니 두 가지 최종 니료를 얻게 된다.
자사차호의 재료Ⅱ
먼저 자사원석을 캐야 하고, 그것을 다시 잘게 부수면서 불에 구워야 하는데 이를 일러 ‘소성’(燒成)이라 부른다. 소성과정을 통해 일반 도토(陶土)가 가지는 점성을 얻을 뿐 아니라 자사라는 암석만이 가진 독특한 특성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소성을 하고 나면 마지막으로 그것을 가루로 내어 곱게 만들고 또 그것을 물과 배합하여 진흙덩어리와 비슷한 형태로 만든다.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공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진흙 같은 형태의 자사 니료를 가지고 곧바로 차호를 만들 수도 있지만, 습도를 유지하면서 ‘묵히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것을 일러 ‘존방’(存放) 또는 ‘진방’(陳放)이라 부른다. 존방을 함으로써, 불완전하게 공존하고 있던 흙의 성질과 암석의 성질이 서로 작용하여 독특한 성질을 가진 물질이 된다. 따라서 오래 존방한 니료일수록 자사차호를 만드는 좋은 재료라고 볼 수 있는 바, 이런 자사니료를 일러 ‘노니’(老泥)라고 부른다.
마방이나 수니창을 통해 생산되는 자사재료에는 대개 다섯 가지 색이 나타난다. 그 가운데 자색을 띠는 것이 많은데, 이를 일러 자니(紫泥)라고 부르며, 그 밖에 붉은빛을 띠는 주니(朱泥)가 있고, 검은 빛을 띠는 흑니(黑泥)도 있으며, 또 풀빛을 많이 띠는 녹니(綠泥)와 쌀색이나 배껍질색에 가까운 단니(段泥)가 있다. 이것을 일러 일반적으로 자사의 5색이라고 부른다.
자사차호의 제작
먼저 어떤 모습의 얼마만한 차호를 만들지에 대해 설계를 해야 한다. 설계가 완성되면, 이제 니료를 두들겨서 니료편을 만든다. 그리고 설계에 맞추어 니료를 재단하되, 중심이 되는 차호몸 부분부터 재단하여 몸통을 만든다.
몸통을 만든 다음에는 바닥부분을 만들어 붙이고, 몸통을 고정시키기 위해 뚜껑과 맞물리는 윗부분까지 붙여둔다.
다음으로 찻물이 흘러나갈 구멍을 만들고 거기에다 부리 부분을 만들어 구멍을 뚫어서 붙이며, 손잡이 부분도 만들어 붙이되, 몸통과 부리와 손잡이가 보통 수평이 되도록 한다.
그러면 이제 뚜껑과 맞물리는 부분에 붙여둔 것을 잘라내고 거기에 맞추어 뚜껑을 만든다.
이처럼 모양이 완성되면 차호몸의 내부를 다듬고, 바깥부분도 설계한 내용에 따라 알맞게 다듬는다. 그런 다음 필요한 부분에 낙관을 찍고 항아리 등에 넣어 햇빛에 노출시키지 않고 천천히 말린다.
자사차호를 구울 때, 지난날에는 ‘용요’(龍窯)라고 불리는 거대한 가마를 썼는데, 요즘에는 대부분 현대화된 전기가마나 가스가마를 쓴다. 그것이 1,200℃라는 온도를 맞추기에 쉽고 굽는 시간도 짧기 때문이다.
자사차호의 형태와 종류
기본 형태에서 자사차호는 차호몸과 차호뚜껑으로 구성된다. 이 두 가지는 자사차호의 절대적 구성요소다.
다음으로 차호몸에는 찻물을 토해내는 부분과 손으로 잡는 부분 및 뚜껑과 맞물리는 부분 그리고 바닥과 차호의 배 부분이 있어야 한다. 찻물을 토해내는 부분은 다시 몸체와 연결되는 구비 부분과 찻물이 나오는 부리 부분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뚜껑부분은 몸체와 맞물리는 입술 부분과 공기구멍 및 공기구멍을 포함하는 뚜껑구슬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런 구성요소를 가진 차호들은 다시 다양한 형태로 나누어지는데,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나눌 수 있겠지만, 크게 보면 서너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차호몸이 둥근 원형으로 된 자사차호를 꼽을 수 있는데, 이 형태의 차호를 일러 보통 원형차호(圓形茶壺) 또는 원형기(圓形器)라 부른다.
둘째, 차호몸이 각지게 생긴 자사차호를 들 수 있는데, 이를 일러 방형차호(方形茶壺) 또는 방형기(方形器)라고 부른다.
셋째, 넓은 의미에서 자연 사물을 모사한 자연형차호(自然形茶壺)가 있다. 자연형 차호는 다시 화형기(花形器)와 근문기(筋紋器)로 구분하는 것이다.
자사차호의 특징
엄밀한 의미의 자사는 도자기를 만드는 데 쓰이는 일반 재료와 달리 이싱의 서남부 지역에서만 나는 독특한 광물질이다. 또 이싱 자사차호가 붉은빛과 검은빛 등을 내는 까닭은 재료 자체의 특성 때문이지 색료를 섞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리고 자사차호는 원칙적으로 수공제품이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싱 자사차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질은 과연 무엇일까?
첫째, 이싱 자사차호는 열전도율이 높다. 구리나 쇠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열전도율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그 재질에 그런 광물질이 다량 함유되었을 뿐만 아니라 1,20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구워졌기 때문이다.
둘째, 열전도율이 높은 대개의 물질들이 숨을 잘 쉬지 못하는 것과 달리 자사차호는 제대로 만든 옹기처럼 숨을 잘 쉰다. 특히 우수한 자사차호는 차를 우리는 짧은 시간 사이에도 숨을 쉬어, 우려낸 차의 맛과 색과 향을 다르게 만든다. 자사의 재질이 갖추고 있는 광물적 성질과 제작기법의 정교함으로 말미암아 자사차호가 상당히 얇기 때문이기도 하다.
셋째,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자사에 함유된 광물 성분에는 인체에 유익한 요소들이 아주 많은 것으로 밝혀진 바, 이싱 자사차호는 건강에 유익하다.
넷째, 차를 우리면서 차의 성질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 차호에는 반드시 적정 온도를 길게 유지하는 보온성이 있어야 하는데, 자사차호는 상당히 얇으면서도 그런 점에서 매우 우수한 성질을 갖추고 있다.
다섯째, 차의 기운을 잘 살려낸다는 전통적인 관점을 보다 현대적인 측면으로 바꿀 때, 좋은 차호는 웬만한 고온에서 특별한 내부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엄청난 고온에서 구워낸 자사차호는 그런 점에서도 아주 뛰어난 장점을 갖추고 있다.
2008년 8월 5일 화요일
자사호의 양호
아래 글은 다소롬님 블로그에서 옮겨 왔읍니다.
<<차호(茶壺)와 양호(養壺) >>
1. 자사(紫砂)차호와 그 역사
중국의 차도구를 이야기하자면, 먼저 자사차호부터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중국 차도구에는 차호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핵심적인 차도구는 바로 차호이기 때문입니다. 또 차호 가운데서도 자사차호가 중국차를 대표하는 차호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역사상 북송(北宋)시기에 쟝쑤(江蘇)성 이싱(宜興)에서 이미 자사차호를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의 자사차호는 오늘날의 것처럼 애기주먹처럼 작지 않았고 또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마시는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자사로 만든 차주전자와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그런 자사차호는 명나라 정덕(正德)년간에 이르러 비로소 생산되기 시작합니다.
자사차호를 이야기하자면, 당시 이싱 교외에 있던 진스스(金沙寺)라고 하는 사원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그대 그 절에는 차마시기를 좋아하는 중 하나가 있었는데, 그는 자사를 가늘게 빻아 차호를 만든 뒤 그것을 불에 구워 썼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전형적인 자사차호라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허나 아쉽게도 이것은 문헌을 통해 확인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시 그 승려가 만든 자사차호가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뒤 그 승려의 전통을 이은 어떤 이의 작품을 통해 그 모습을 짐작할 따름입니다.
당시 진스스에 방을 빌려 머물며 과거를 준비하던 우이산(吳이山)이라는 서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를 따라와 진스스에 머물고 있던 책심부름꾼 가운데 꿍춘(供春)이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진스스의 그 승려가 자사차호를 만드는 것을 보고 크게 흥미가 생겨서 임시방편으로 나무를 깎아 차호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일러 오늘날엔 꿍춘호라고 부릅니다. 물론 그는 그 승려로부터 배워서 중국역사상 최고의 자사차호 제작가가 됩니다.
그 뒤 자사차호의 명가들이 등장했는데, 명나라 만력(萬歷)년간의 '4대가'가 대표적입니다. 그들은 퉁한(董翰), 자오량(趙梁), 웬창(元暢), 스펑(時朋) 등인데, 그들의 뒤를 이어 이우린(李茂林)이나 스펑의 아들인 스타빈(時大彬) 등도 이름을 날린 명가에 속합니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들어설 무렵에 이르면, 자사차호에 드디어 낙관을 새기는 습성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차호의 모습도 다양해지며, 나름대로 격식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자사차호의 예술적 가치도 점점 높아집니다. 이제 자사차호는 실용성과 예술성의 결합체가 되어 중국차문화의 중요도구로 정착됩니다.
2. 자사차호의 뛰어난 점
자사차호는 왜 중국차문화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을까요? 그것은 나름대로 뛰어난 점이 있기 때문이며, 이런 뛰어난 점을 다른 차호가 대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자사차호는 무엇보다 보온성이 뛰어납니다. 또 기(氣)가 잘 드나들며 오랫동안 사용하더라도 차호가 부패하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차엽의 향기나 맛을 다치게 하지 않으며, 오히려 차엽의 성질을 잘 살려줍니다.
다음으로 자사차호는 예술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가치는 오래 쓰면 오래 쓸수록 더욱 높아지는 자사의 성격 때문에 더욱 높은 가치를 평가받아 왔습니다.
3. 자사차호의 재료와 형태상 큰 갈래
일반적으로 자사차호는 형태상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자세하게 나누자면 끝이 없지만, 그렇게까지 살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꾸준히 관심을 두다 보면 그것은 차츰 저절로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아무튼 큰 갈래의 처음은 기하형(幾何型)이고, 다음은 모방형(貌傍型)이며, 마지막은 근문형(筋紋型)입니다.
가. 기하형
기하형은 둥근 원형이나 네모난 방형 등의 형태를 단순하게 또는 복잡하게 이용한 것인데, 이런 차호의 외형은 간단소박한 경우가 많으며, 이 가운데 원형이 일상적으로 자주 쓰입니다.
나. 모방형
모방형은 말 그대로 나무나 열매나 동물 및 정자 등 여러 사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나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것인데, 이런 차호의 외형은 예술적, 문학적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으로서, 일상적으로는 배나 복숭아 등의 열매를 형상화한 것과 거북이나 용 등을 형상화한 것이 많은 편입니다.
다. 근문형
근문형은 차호의 형태와 뚜껑의 형태 및 손잡이 등의 형태를 잘 배합하여 그것을 비례비로 묘사해낸 차호를 가리키는데, 그 기준은 사람과 그 문화를 잘 드러내는 데 있습니다. 흔히 실용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고급형 다기에서 이런 형식을 자주 보게 됩니다.
사실 자사차호라고 할 때, 자사가 꼭 자색인 것만은 아닙니다. 자사차호의 재료를 자사 도는 자사토광(紫砂土廣, 광자는 흙토변에 쓰지만 지원안됨)이라 부르는데, 차호의 재료로 열처리가 안된 자사는 광물성 덩어리이며, 기본색은 3가지입니다. 이것을 일러 각각 자니(紫泥)와 주니(朱泥)와 본산녹니(本山綠泥)라고 부릅니다.
그 가운데 본산녹니는 열처리를 할 경우, 약간의 누른 빛을 띠게 되어 마치 마른 대나무와 비슷한데 이를 일러 단니(緞泥)라고 부릅니다. 그밖에 열처리를 한 경우 고동색을 띄는 남니(藍泥)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많이쓰이는 것은 자니입니다. 그래서 통칭 자사라고 하거나 자니라고 하며 자사광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에는 화학적 기술의 세분화로 이런저런 다양한 빛깔의 자사차호가 나오며, 이런 것들을 섞어서 다시 특이한 빛깔의 자사차호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사차호가 자빛이라는 생각은 버리되, 단 자사광이 아닌 다른 화학재료를 넣은 것과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자사차호를 선택하는 방법
자사차호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물론 실용성입니다. 아울러 예술적 공예성도 가진 것이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아무튼 실용성이 없는 차호는 아무리 예술적으로 보이더라도 이미 차호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 요즘에는 순수예술성 차호가 이른바 명가들에 의해 곧잘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실상을 저버린 오늘날의 행태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자사차호는 좋은 자사광을 쓴 것이어야 합니다. 또 자사광을 잘 열처리한 것이어야 하는데, 잘 열처리된 좋은 자사광으로 만든 차호는 자사광에 함유된 철분으로 말미암아 단단하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길 경우, 맑은 금속성의 소리를 내게 됩니다. 지나치게 둔탁한 소리를 내는 것은 자사광이 아닌 다른 물질 예를 들어 흙 등이 많이 함유되었음을 뜻합니다.
그밖에도 가격과 비교하여 적당해야 하며, 사용하고자 하는 용량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 외관이 깨긋해야 하며, 흠집이나 특별히 약한 부분이 있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래 기준에 따라 자사차호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가. 먼저 차호에 물을 반 정도 붓고 뚜껑을 닫은 다음, 손으로 차호뚜껑의 작은 구멍을 막습니다. 그리고나서 차호를 기울여 차호의 출수구로 물이 흐르거나 뚜껑과 차호의 틈으로 물이 흐르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를 절수(絶水)시험이라 합니다. 그리하여 물이 흐르지 않는다면 절수가 제대로 된 차호인데, 절수가 제대로 되는 차호여야만 차를 우릴 때 차의 향기가 제대로 응어리져 차향이 잘 보존되며 또한 차탕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를 우릴 때 열상을 입을 염려가 없습니다.
물론 절수가 제대로 안되는 차호라도 세라믹 연마제 등을 이용하거나 뚜껑을 시계방향으로 계속 돌려서 차호와 마찰시키는 방법으로써 차호와 차뚜껑을 조심스럽게 잘 갈아서 절수가 되게 할 수 있으나, 수공으로 만든 비싼 차호는 이렇게 갈아내는 것을 금기로 여기므로, 미리 확실하게 검사를 해야 합니다.
나. 물을 따를 때 물은 반드시 똑바로 부드럽게 물길이 꼬이거나 흔들리지 않고 잘 흘러야 합니다. 이런 것을 시험하는 것을 '출수'(出水)나 토수(吐水)시험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차호의 선택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다. 차호에서 뚜껑을 빼고 차호를 탁자 등 평평한 곳에 올려놓았을 때, 차호의 입구(호구, 壺口)보다 차취(茶嘴, 차호의 부리 즉 차호의 출수구)의 높이가 거의 비슷해야 합니다. 만약 호취가 호구보다 높으면, 차를 따를 때 차가 호구로 넘칠 수 있고, 거꾸로 호취가 호구보다 낮으면 찻물이 차호에 가득 찰 수가 없어서 물이 차기도 전에 호구로 흘러 나올 것입니다. 이런 두 가지 경우는 좋은 차호라고 볼 수 없습니다.
라. 차호의 겉모습이 깨끗하고 완전해서 마치 거울처럼 깔끔한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차호의 안쪽도 깨끗해서 흙냄새나 쇠냄새 및 다른 이물질의 냄새가 없어야 합니다. 또 더러운 색상이 남아있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마. 차호를 손에 잡고 차호의 뚜껑을 벗겨서 그것으로 호구를 가볍게 문질러보면 쟁쟁거리면서 높고 맑은 금속성의 소리가 나야 합니다. 이것은 차호의 재질이 그만큼 좋다는 것을 뜻하며, 또 제대로 된 온도에서 구워냈다는 것을 뜻할 뿐 아니라, 자사광의 풍화처리나 열처리가 잘 되었음을 뜻합니다. 그렇지 않고 저음의 둔탁한 소리가 나거나 지나치게 날카로운 소리가 나면 좋은 차호라고 볼 수 없습니다.
바. 차호에 물을 가득 부어서 손으로 들어보아야 하는데, 이때 제대로 된 차호는 중심이 잘 잡히지만, 그렇지 않은 차호는 한쪽으로 무게가 기울게 됩니다.
사. 공장제 차호와 물레를 이용한 수공차호 및 순수공차호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은 시간이 지나서 실물을 보면서 구분하는 것이 좋으며, 일단은 공장제 차호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값이 싼 차호 가운데 수공차호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밖에도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지만, 이 정도만 숙지하시면 자사차호를 선택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5. 새로 구입한 차호의 처리법
차호는 그 어떤 것이든 가마에서 구워낸 것이기 때문에 가끔 이상한 맛과 냄새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통칭해서 불기운이라고 표현하기도 헙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그대로 두고 차를 우려내면 차맛과 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것을 청결하게 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먼저 아고(牙膏)나 그릇 씻는 세척제 등을 사용해서 차호의 안팎을 깨끗이 닦아내야 합니다. 일반 수세미를 써도 되지만 차호 전용세척도구를 쓰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참고로 이런 전용세척도구는 아직 일반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부드러운 헝겊 행주로 씻으면 됩니다. 다만 괴상한 냄새가 나는 헝겊 등이나 화학세제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씻어낸 차호는 뚜껑을 벗겨서 함께 상온의 물에 넣어 끓여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물이 끓기 시작하면 5~10분 정도를 더 끓인 다음, 불을 끄면 되는데, 이때 물이 끓으면서 차호와 뚜껑이 서로 부딛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부딛치면 파손의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강제로 식히지 말고 잘 건져서 저절로 마르면, 그때부터 차호를 쓸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새로 처리한 차호를 바로 차를 우리는 데 쓰지 않고 한참동안 우려낸 찻물을 담는 공도배(公道杯)처럼 쓰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일정한 찻물이 제대로 들면 더욱 좋은 차호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차호는 차의 향기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같은 차나 비슷한 차를 우리는 데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묻고 답하기에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6. 어떻게 양호를 시킬 것인가
차호를 처음 쓸 때는 그 표면의 빛깔이 맑거나 윤기가 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유약을 써서 만들었거나 인공적 연마제로 거울처럼 다듬었을 경우, 윤기가 나기도 하지만, 차호는 오래 잘 쓸수록 그 빛갈이 윤택해집니다. 또 훨신 단단해집니다. 이렇게 하는 관리법을 양호법이라고 합니다.
양호가 되려면 일단 비슷하거나 같은 차종의 향기 등이 차호에 스며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차호의 미세한 공기구멍이 잘 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차호를 제대로 씻어서 말려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차를 우리면서 차호의 안팎을 늘 같은 온도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차를 우리면서 차호의 밖에도 뜨거운 물을 부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다른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차호의 내벽과 외벽의 온도가 비슷해야 차호는 숨을 제대로 쉽니다.
또 차호의 사용이 끝나고 나면 반드시 깨끗하게 뜨거운 물로 씻어두어야 합니다. 갑자기 찬물로 씻을 경우, 차호의 기공이 닫히거나 막힐 수 있습니다. 내외를 깨끗하게 앃은 다음, 안쪽은 저절로 마르게 하고, 바같쪽은 양호건(養壺巾) 등으로 가볍게 닦아서 그늘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제대로 시작하다가 끝에서 대충 줄이는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핵심체크 가운데 차호 부분은 여기서 줄입니다.
다음에는 자사차호를 제외한 여러 차구와 그 재질에 대해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차호(茶壺)와 양호(養壺) >>
1. 자사(紫砂)차호와 그 역사
중국의 차도구를 이야기하자면, 먼저 자사차호부터 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중국 차도구에는 차호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핵심적인 차도구는 바로 차호이기 때문입니다. 또 차호 가운데서도 자사차호가 중국차를 대표하는 차호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역사상 북송(北宋)시기에 쟝쑤(江蘇)성 이싱(宜興)에서 이미 자사차호를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의 자사차호는 오늘날의 것처럼 애기주먹처럼 작지 않았고 또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마시는 그런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자사로 만든 차주전자와 비슷한 것이었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그런 자사차호는 명나라 정덕(正德)년간에 이르러 비로소 생산되기 시작합니다.
자사차호를 이야기하자면, 당시 이싱 교외에 있던 진스스(金沙寺)라고 하는 사원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그대 그 절에는 차마시기를 좋아하는 중 하나가 있었는데, 그는 자사를 가늘게 빻아 차호를 만든 뒤 그것을 불에 구워 썼는데, 이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최초의 전형적인 자사차호라고 보는 이들이 많습니다.
허나 아쉽게도 이것은 문헌을 통해 확인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시 그 승려가 만든 자사차호가 어떤 모양이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그 뒤 그 승려의 전통을 이은 어떤 이의 작품을 통해 그 모습을 짐작할 따름입니다.
당시 진스스에 방을 빌려 머물며 과거를 준비하던 우이산(吳이山)이라는 서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를 따라와 진스스에 머물고 있던 책심부름꾼 가운데 꿍춘(供春)이라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는 진스스의 그 승려가 자사차호를 만드는 것을 보고 크게 흥미가 생겨서 임시방편으로 나무를 깎아 차호를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일러 오늘날엔 꿍춘호라고 부릅니다. 물론 그는 그 승려로부터 배워서 중국역사상 최고의 자사차호 제작가가 됩니다.
그 뒤 자사차호의 명가들이 등장했는데, 명나라 만력(萬歷)년간의 '4대가'가 대표적입니다. 그들은 퉁한(董翰), 자오량(趙梁), 웬창(元暢), 스펑(時朋) 등인데, 그들의 뒤를 이어 이우린(李茂林)이나 스펑의 아들인 스타빈(時大彬) 등도 이름을 날린 명가에 속합니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들어설 무렵에 이르면, 자사차호에 드디어 낙관을 새기는 습성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차호의 모습도 다양해지며, 나름대로 격식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자사차호의 예술적 가치도 점점 높아집니다. 이제 자사차호는 실용성과 예술성의 결합체가 되어 중국차문화의 중요도구로 정착됩니다.
2. 자사차호의 뛰어난 점
자사차호는 왜 중국차문화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을까요? 그것은 나름대로 뛰어난 점이 있기 때문이며, 이런 뛰어난 점을 다른 차호가 대신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자사차호는 무엇보다 보온성이 뛰어납니다. 또 기(氣)가 잘 드나들며 오랫동안 사용하더라도 차호가 부패하지 않는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그러면서도 차엽의 향기나 맛을 다치게 하지 않으며, 오히려 차엽의 성질을 잘 살려줍니다.
다음으로 자사차호는 예술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가치는 오래 쓰면 오래 쓸수록 더욱 높아지는 자사의 성격 때문에 더욱 높은 가치를 평가받아 왔습니다.
3. 자사차호의 재료와 형태상 큰 갈래
일반적으로 자사차호는 형태상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물론 자세하게 나누자면 끝이 없지만, 그렇게까지 살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꾸준히 관심을 두다 보면 그것은 차츰 저절로 알아가게 될 것입니다. 아무튼 큰 갈래의 처음은 기하형(幾何型)이고, 다음은 모방형(貌傍型)이며, 마지막은 근문형(筋紋型)입니다.
가. 기하형
기하형은 둥근 원형이나 네모난 방형 등의 형태를 단순하게 또는 복잡하게 이용한 것인데, 이런 차호의 외형은 간단소박한 경우가 많으며, 이 가운데 원형이 일상적으로 자주 쓰입니다.
나. 모방형
모방형은 말 그대로 나무나 열매나 동물 및 정자 등 여러 사물의 모습을 구체적으로나 추상적으로 형상화한 것인데, 이런 차호의 외형은 예술적, 문학적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으로서, 일상적으로는 배나 복숭아 등의 열매를 형상화한 것과 거북이나 용 등을 형상화한 것이 많은 편입니다.
다. 근문형
근문형은 차호의 형태와 뚜껑의 형태 및 손잡이 등의 형태를 잘 배합하여 그것을 비례비로 묘사해낸 차호를 가리키는데, 그 기준은 사람과 그 문화를 잘 드러내는 데 있습니다. 흔히 실용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고급형 다기에서 이런 형식을 자주 보게 됩니다.
사실 자사차호라고 할 때, 자사가 꼭 자색인 것만은 아닙니다. 자사차호의 재료를 자사 도는 자사토광(紫砂土廣, 광자는 흙토변에 쓰지만 지원안됨)이라 부르는데, 차호의 재료로 열처리가 안된 자사는 광물성 덩어리이며, 기본색은 3가지입니다. 이것을 일러 각각 자니(紫泥)와 주니(朱泥)와 본산녹니(本山綠泥)라고 부릅니다.
그 가운데 본산녹니는 열처리를 할 경우, 약간의 누른 빛을 띠게 되어 마치 마른 대나무와 비슷한데 이를 일러 단니(緞泥)라고 부릅니다. 그밖에 열처리를 한 경우 고동색을 띄는 남니(藍泥)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 가운데 가장 많이쓰이는 것은 자니입니다. 그래서 통칭 자사라고 하거나 자니라고 하며 자사광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더구나 요즘에는 화학적 기술의 세분화로 이런저런 다양한 빛깔의 자사차호가 나오며, 이런 것들을 섞어서 다시 특이한 빛깔의 자사차호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사차호가 자빛이라는 생각은 버리되, 단 자사광이 아닌 다른 화학재료를 넣은 것과는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자사차호를 선택하는 방법
자사차호를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물론 실용성입니다. 아울러 예술적 공예성도 가진 것이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아무튼 실용성이 없는 차호는 아무리 예술적으로 보이더라도 이미 차호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 요즘에는 순수예술성 차호가 이른바 명가들에 의해 곧잘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실상을 저버린 오늘날의 행태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자사차호는 좋은 자사광을 쓴 것이어야 합니다. 또 자사광을 잘 열처리한 것이어야 하는데, 잘 열처리된 좋은 자사광으로 만든 차호는 자사광에 함유된 철분으로 말미암아 단단하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길 경우, 맑은 금속성의 소리를 내게 됩니다. 지나치게 둔탁한 소리를 내는 것은 자사광이 아닌 다른 물질 예를 들어 흙 등이 많이 함유되었음을 뜻합니다.
그밖에도 가격과 비교하여 적당해야 하며, 사용하고자 하는 용량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또 외관이 깨긋해야 하며, 흠집이나 특별히 약한 부분이 있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래 기준에 따라 자사차호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가. 먼저 차호에 물을 반 정도 붓고 뚜껑을 닫은 다음, 손으로 차호뚜껑의 작은 구멍을 막습니다. 그리고나서 차호를 기울여 차호의 출수구로 물이 흐르거나 뚜껑과 차호의 틈으로 물이 흐르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이를 절수(絶水)시험이라 합니다. 그리하여 물이 흐르지 않는다면 절수가 제대로 된 차호인데, 절수가 제대로 되는 차호여야만 차를 우릴 때 차의 향기가 제대로 응어리져 차향이 잘 보존되며 또한 차탕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를 우릴 때 열상을 입을 염려가 없습니다.
물론 절수가 제대로 안되는 차호라도 세라믹 연마제 등을 이용하거나 뚜껑을 시계방향으로 계속 돌려서 차호와 마찰시키는 방법으로써 차호와 차뚜껑을 조심스럽게 잘 갈아서 절수가 되게 할 수 있으나, 수공으로 만든 비싼 차호는 이렇게 갈아내는 것을 금기로 여기므로, 미리 확실하게 검사를 해야 합니다.
나. 물을 따를 때 물은 반드시 똑바로 부드럽게 물길이 꼬이거나 흔들리지 않고 잘 흘러야 합니다. 이런 것을 시험하는 것을 '출수'(出水)나 토수(吐水)시험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차호의 선택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다. 차호에서 뚜껑을 빼고 차호를 탁자 등 평평한 곳에 올려놓았을 때, 차호의 입구(호구, 壺口)보다 차취(茶嘴, 차호의 부리 즉 차호의 출수구)의 높이가 거의 비슷해야 합니다. 만약 호취가 호구보다 높으면, 차를 따를 때 차가 호구로 넘칠 수 있고, 거꾸로 호취가 호구보다 낮으면 찻물이 차호에 가득 찰 수가 없어서 물이 차기도 전에 호구로 흘러 나올 것입니다. 이런 두 가지 경우는 좋은 차호라고 볼 수 없습니다.
라. 차호의 겉모습이 깨끗하고 완전해서 마치 거울처럼 깔끔한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차호의 안쪽도 깨끗해서 흙냄새나 쇠냄새 및 다른 이물질의 냄새가 없어야 합니다. 또 더러운 색상이 남아있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마. 차호를 손에 잡고 차호의 뚜껑을 벗겨서 그것으로 호구를 가볍게 문질러보면 쟁쟁거리면서 높고 맑은 금속성의 소리가 나야 합니다. 이것은 차호의 재질이 그만큼 좋다는 것을 뜻하며, 또 제대로 된 온도에서 구워냈다는 것을 뜻할 뿐 아니라, 자사광의 풍화처리나 열처리가 잘 되었음을 뜻합니다. 그렇지 않고 저음의 둔탁한 소리가 나거나 지나치게 날카로운 소리가 나면 좋은 차호라고 볼 수 없습니다.
바. 차호에 물을 가득 부어서 손으로 들어보아야 하는데, 이때 제대로 된 차호는 중심이 잘 잡히지만, 그렇지 않은 차호는 한쪽으로 무게가 기울게 됩니다.
사. 공장제 차호와 물레를 이용한 수공차호 및 순수공차호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것은 시간이 지나서 실물을 보면서 구분하는 것이 좋으며, 일단은 공장제 차호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값이 싼 차호 가운데 수공차호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밖에도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지만, 이 정도만 숙지하시면 자사차호를 선택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5. 새로 구입한 차호의 처리법
차호는 그 어떤 것이든 가마에서 구워낸 것이기 때문에 가끔 이상한 맛과 냄새를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통칭해서 불기운이라고 표현하기도 헙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그대로 두고 차를 우려내면 차맛과 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이런 것을 청결하게 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먼저 아고(牙膏)나 그릇 씻는 세척제 등을 사용해서 차호의 안팎을 깨끗이 닦아내야 합니다. 일반 수세미를 써도 되지만 차호 전용세척도구를 쓰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참고로 이런 전용세척도구는 아직 일반화되어 있지 않으므로, 부드러운 헝겊 행주로 씻으면 됩니다. 다만 괴상한 냄새가 나는 헝겊 등이나 화학세제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씻어낸 차호는 뚜껑을 벗겨서 함께 상온의 물에 넣어 끓여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물이 끓기 시작하면 5~10분 정도를 더 끓인 다음, 불을 끄면 되는데, 이때 물이 끓으면서 차호와 뚜껑이 서로 부딛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부딛치면 파손의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강제로 식히지 말고 잘 건져서 저절로 마르면, 그때부터 차호를 쓸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새로 처리한 차호를 바로 차를 우리는 데 쓰지 않고 한참동안 우려낸 찻물을 담는 공도배(公道杯)처럼 쓰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일정한 찻물이 제대로 들면 더욱 좋은 차호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차호는 차의 향기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같은 차나 비슷한 차를 우리는 데 쓰는 것이 좋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묻고 답하기에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6. 어떻게 양호를 시킬 것인가
차호를 처음 쓸 때는 그 표면의 빛깔이 맑거나 윤기가 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물론 유약을 써서 만들었거나 인공적 연마제로 거울처럼 다듬었을 경우, 윤기가 나기도 하지만, 차호는 오래 잘 쓸수록 그 빛갈이 윤택해집니다. 또 훨신 단단해집니다. 이렇게 하는 관리법을 양호법이라고 합니다.
양호가 되려면 일단 비슷하거나 같은 차종의 향기 등이 차호에 스며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차호의 미세한 공기구멍이 잘 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차호를 제대로 씻어서 말려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차를 우리면서 차호의 안팎을 늘 같은 온도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차를 우리면서 차호의 밖에도 뜨거운 물을 부어주는 것입니다. 물론 거기에는 다른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차호의 내벽과 외벽의 온도가 비슷해야 차호는 숨을 제대로 쉽니다.
또 차호의 사용이 끝나고 나면 반드시 깨끗하게 뜨거운 물로 씻어두어야 합니다. 갑자기 찬물로 씻을 경우, 차호의 기공이 닫히거나 막힐 수 있습니다. 내외를 깨끗하게 앃은 다음, 안쪽은 저절로 마르게 하고, 바같쪽은 양호건(養壺巾) 등으로 가볍게 닦아서 그늘에서 보관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제대로 시작하다가 끝에서 대충 줄이는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핵심체크 가운데 차호 부분은 여기서 줄입니다.
다음에는 자사차호를 제외한 여러 차구와 그 재질에 대해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2008년 8월 2일 토요일
[펌] 자사호 고르기
중국차를 즐기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 중에 하나가 자사호이다. 자사호는 차를 맛있게 우려주기도 하고, 양호를 하면서 완상을 하며 즐기기도 하고, 단순히 수집하는 것 만으로도 재미가 있는 물건이다. 이러한 자사호를 선택하는 기본요건은 무엇인지 간단하게 정리하여 보았다.
1. 자사호의 용도를 먼저 생각한다.
즉, 어떤 차를 우려내려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때의 선택기준은 자사호의 형태와 크기와 재질, 두께 등이다. 본인의 경험으로는 일반적으로 자색을 띈 자니가 별로 성질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차를 우리는데 무난한 것 같다.
가능하다면 마시는 차의 종류에 따라 거기에 맞는 적절한 자사호를 구비해두고 마시면 더욱 깔끔한 차맛을 즐길 수 있다. 즉, 각각의 차성분과 맛이 다른 보이차 청병용, 보이차 숙병용, 청차용, 녹차용 등이 따로 구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자사호는 차의 성분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여러종류의 차를 한 자사호로 우리다보면 자사호에 흡착되었던 여러종류의 차성분이 섞여서 차맛이 어중간한 잡맛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차용으로는 약간 두텁고, 묵직한 자사호가 차맛이 묵직해서 좋으며, 청차나 녹차용으로는 약간 얇고 가벼운 듯하면서 단단한 느낌의 차호가 산뜻하고도 깔끔한 차맛을 내준다.
2. 자사호의 용량을 생각한다.
차호가 너무 크거나 너무 작다면 차호의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혼자 또는 둘이서 차를 마실 경우에는 100cc 전후의 크기가 적당하며, 2~3명이 마실 경우라면 150cc 전후가 무난하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이라고 해서 차를 우려 마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취향에 따라 큰 것을 좋아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차를 마시는 인원이 많을 때는 큰 차호가 있다면 더 적당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차의 종류별로 1~2인용과 4~5인용의 차호를 각각 준비해둘 수 있다면 매우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3. 자사호의 형태를 선택한다.
자신의 차호는 자신이 가장 많이 사용하므로 자사호의 형태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르는 것이 좋다. 자사호는 사방호나 육방호 또는 다양한 형태의 자사가 있으며, 키가 높거나 납작한 것도 있고 공처럼 둥근 것도 있는데, 대체로 원형차호가 가장 무난하고 좋은 것 같다. 내 경험상 차호의 기능적인 면에서 볼 때, 보이차류는 약간 납작한 듯한 것이 좋고, 청차류는 둥글거나 키가 큰 것이 좋은 것 같다. 사방호나 육방호가 차맛을 강하게 빼준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차호의 형태를 따지기 전에 찻물의 온도나 시간을 잘 맞춰주는 능력이 생기고 난 다음에 살펴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자사호의 색상은 자니를 이용한 자색이나, 주니를 이용한 적색이 가장 일반적인데, 이외에도 황색, 흑색, 적색, 녹색의 자사호도 있다. 자사호의 색상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 고르면 좋으나, 경험상 보이차는 자색, 적색의 자사호에 맞고, 청차류는 노란색(단니) 자사호와 잘 맞는 것 같다. 흑색의 경우는 의외로 다양한 재질을 사용한 것이 많아서 그 효능을 뭐라 한마디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것 저것 다양하게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기준을 터득하는 것이다.
4. 자사호의 특성을 파악한다.
자사호 취급점에 갔을 때 자사호의 용도, 용량 그리고 형태... 등등이 마음에 드는 것이 눈앞에 나타났다면 바로 구매하지 말고 찬찬히 자사호의 특성을 알아보고 구입해도 늦지 않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 사항인데, 인터넷 온라인 상에서 사진만 보고 구입할 경우에는 자사호의 성질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유감이다.
자사호의 특성은 아래 사항을 첵크하여 알아낼 수 있다.
1) 절수(切水)
차호에 물을 담고, 뚜겅을 덮은 후 물을 따라본다. 그리고 뚜껑에 있는 조그만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아보자. 이때 흘러나오던 물이 딱 끊어지는 것이 절수가 잘 되는 차호이다.
뚜껑을 막아도 물이 줄줄 흘러내리면 불합격! 석표호나 특이한 차호의 경우 공기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을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물이 나오는 구멍을 손으로 꼭 막고 차호를 뒤집어서 조그만 공기구멍으로 물이 잘 나오면 절수가 잘되는 것이다. ( 이때 자사호나 뚜껑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할 것!!! )
절수가 잘 되지 못하는 자사호는 화끈하지 못하거나, 칠칠치 못한 애인과 같다는 느낌이다.
2) 출수(出水)
다시 차호에 물을 담고, 뚜껑을 덮은 후 물을 따라본다. 반듯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력좋은 변강쇠의 오줌빨처럼 물이 세차게 나오는 것이 좋은 자사호라고 본다.
볼짱 다본 노인네의 가늘은 오줌줄기처럼 출수가 되는 차호가 있다. 이런 차호를 소유한 성미가 엄청 급한 자사호 주인들이 차를 따르는 동안을 참지 못하고 조바심을 하며 숨이 넘어 갈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만약에 어쩔수없이 물줄기가 가늘어서 출수에 시간이 걸리는 차호를 소장하였다면, 차를 우려내는 시간을 짧게 줄여서 차맛을 조정할 수 있기도 하다.
3) 삼평(三平)
자사호의 뚜껑을 열고 뒤집어서 바닥에 놓았을 때에 주둥이, 몸체 상부, 손잡이 부위가 동시에 바닥에 딱 닿은 것을 삼평이라 한다.
삼평이 되는 차호는 차호 가득히 물을 부었을 때 넘치지 않고, 찻물을 따를 때 주둥이가 아닌 뚜껑 부위에서부터 물이 넘치거나 하는 일이 없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한 삼평이 되는 차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삼평의 기준에는 부합되지 않지만 보기도 좋고, 사용하기도 좋은 차호들도 많이 있다. 특히 고급공예사들이 예술적인 감각을 발휘하여 만들어진 작품에는 삼평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4) 재질(材質)
초심자 뿐만 아니라 웬만한 경험자들도 자사호의 자사재질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자사의 종류와 등급 그리고 다른 종류의 자사와의 혼합방법 등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너무 저렴한 자사호는 자사의 성분이 안좋은 것을 쓰거나, 좋더라도 사용량이 아주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초심자들도 금방 알 수 있는 좋은 재질의 감별방법은 자사호의 뚜껑을 열고 내부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다. 당연히 아무런 이취가 안나는 자사호가 좋은 자사호이다. 그러나 당장에는 이취가 안나는 것도 물기를 머금으면 비로서 진흙냄새나 기타 다른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차호를 구입후 잘 끓여서 사용하고, 차를 자주 우려먹는 동안에 안좋은 냄새가 없어지기도 한다. 좀더 신경을 쓴다면 그 차호에 사용하려는 같은 종류의 차나 차를 우려내고 남은 찻잎을 넣고 같이 끓여서 차의 성분과 향이 자사호에 배게하여 사용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자사호의 색상이 너무나 진하고 선명한 것과 지나치게 광택이 나는 것은 원료 자사니 외에 염료나 화학재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개중에는 광택이 생기라고 차씨 기름이나 액상 파라핀을 바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언뜻 보기에는 윤기가 나보이지만 발려진 기름이 산패되어 이취가 발생하고, 자사호의 기공이 막히게 되어 그 기능이 손실되기도 한다.
5) 온도(溫度)
일반적으로 자사호는 1,200℃ 이상에서 구어야만 자사 특유의 성질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온도를 제대로 맞추기 못한 것은 턱턱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나는데 비해서, 고온에서 구운 자사호는 아주 맑고 청아한 울림소리가 난다.
낮은 온도에서 구어진 자사호는 차호에 이취가 있을 수 있고, 차의 맛이나 차향을 먹어버려서 차맛이 좀 덜하게 느껴질 수가 있다.
6) 흠집
자사호의 전후좌우를 잘 살펴보고 금이 갔거나 흠집이 있는지 잘 살펴본다. 특히 공기구멍이 너무 작거나 막혀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볼 것이다.
이외에 뚜껑이 몸체에 잘 맞지 않아서 너무 헐겁거나 빡빡한 것도 결격사유이다. 특히 뚜껑이 몸체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너무 얕거나 헐거운 것은 차를 따를 때 뚜껑이 빠져서 굴러 떨어질 수 있으므로 좋지않다.
7) 제작자
처음 입문한 초심자의 경우는 자사호는 저렴하면서도, 아름답고, 기능적인 것을 위주로 선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가능하다면 조리공예사 이상의 급수를 가진 분들의 자사호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름있는 조리공예사의 작품은 가격이 비싸거나, 진품이 아닌 모방품의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 후 기
이상과 같이 차호를 선택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비교적 간략하게 정리한다고 했지만, 초보자들이 보기에는 무척 복잡하고 번거로운 내용같다.
그러나 자사호는 그리 싼 물건이 아니며, 한번 구입하여 잘 사용한다면 평생을 곁에 두고 쓸 수 있는 물건이다. 쓰면서 새록새록 정이 드는 물건이므로 구입시에는 항상 신중을 기하여 구입하였으면 좋겠다.
마음에 드는 자사호를 구해서 곁에 두고 바라보고 쓰다듬노라면 좋은 친구나 멋진 애인과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 눈에 확 띄는 이쁜 자사호를 들일 때의 기분은 아마도 돈많은 재벌이나 왕이 이쁜 애첩이나 후궁을 들일 때의 기분과 같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어쨌든 손에 들어온 좋은 자사호에 본인의 氣가 깃든 손때를 묻히고, 자연의 精을 머금은 찻물을 부어 양호를 하면서 광택과 생기가 더해져서 점점 아름답게 변해가는 자사호와 함께 하는 차생활은 외롭지 않아 좋다. <完>
1. 자사호의 용도를 먼저 생각한다.
즉, 어떤 차를 우려내려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때의 선택기준은 자사호의 형태와 크기와 재질, 두께 등이다. 본인의 경험으로는 일반적으로 자색을 띈 자니가 별로 성질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차를 우리는데 무난한 것 같다.
가능하다면 마시는 차의 종류에 따라 거기에 맞는 적절한 자사호를 구비해두고 마시면 더욱 깔끔한 차맛을 즐길 수 있다. 즉, 각각의 차성분과 맛이 다른 보이차 청병용, 보이차 숙병용, 청차용, 녹차용 등이 따로 구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자사호는 차의 성분을 흡착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여러종류의 차를 한 자사호로 우리다보면 자사호에 흡착되었던 여러종류의 차성분이 섞여서 차맛이 어중간한 잡맛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이차용으로는 약간 두텁고, 묵직한 자사호가 차맛이 묵직해서 좋으며, 청차나 녹차용으로는 약간 얇고 가벼운 듯하면서 단단한 느낌의 차호가 산뜻하고도 깔끔한 차맛을 내준다.
2. 자사호의 용량을 생각한다.
차호가 너무 크거나 너무 작다면 차호의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혼자 또는 둘이서 차를 마실 경우에는 100cc 전후의 크기가 적당하며, 2~3명이 마실 경우라면 150cc 전후가 무난하다. 그렇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이라고 해서 차를 우려 마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취향에 따라 큰 것을 좋아하는 분도 있을 것이고, 차를 마시는 인원이 많을 때는 큰 차호가 있다면 더 적당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차의 종류별로 1~2인용과 4~5인용의 차호를 각각 준비해둘 수 있다면 매우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3. 자사호의 형태를 선택한다.
자신의 차호는 자신이 가장 많이 사용하므로 자사호의 형태는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르는 것이 좋다. 자사호는 사방호나 육방호 또는 다양한 형태의 자사가 있으며, 키가 높거나 납작한 것도 있고 공처럼 둥근 것도 있는데, 대체로 원형차호가 가장 무난하고 좋은 것 같다. 내 경험상 차호의 기능적인 면에서 볼 때, 보이차류는 약간 납작한 듯한 것이 좋고, 청차류는 둥글거나 키가 큰 것이 좋은 것 같다. 사방호나 육방호가 차맛을 강하게 빼준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차호의 형태를 따지기 전에 찻물의 온도나 시간을 잘 맞춰주는 능력이 생기고 난 다음에 살펴보아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자사호의 색상은 자니를 이용한 자색이나, 주니를 이용한 적색이 가장 일반적인데, 이외에도 황색, 흑색, 적색, 녹색의 자사호도 있다. 자사호의 색상은 자신의 취향에 맞춰 고르면 좋으나, 경험상 보이차는 자색, 적색의 자사호에 맞고, 청차류는 노란색(단니) 자사호와 잘 맞는 것 같다. 흑색의 경우는 의외로 다양한 재질을 사용한 것이 많아서 그 효능을 뭐라 한마디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것 저것 다양하게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기준을 터득하는 것이다.
4. 자사호의 특성을 파악한다.
자사호 취급점에 갔을 때 자사호의 용도, 용량 그리고 형태... 등등이 마음에 드는 것이 눈앞에 나타났다면 바로 구매하지 말고 찬찬히 자사호의 특성을 알아보고 구입해도 늦지 않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 사항인데, 인터넷 온라인 상에서 사진만 보고 구입할 경우에는 자사호의 성질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유감이다.
자사호의 특성은 아래 사항을 첵크하여 알아낼 수 있다.
1) 절수(切水)
차호에 물을 담고, 뚜겅을 덮은 후 물을 따라본다. 그리고 뚜껑에 있는 조그만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아보자. 이때 흘러나오던 물이 딱 끊어지는 것이 절수가 잘 되는 차호이다.
뚜껑을 막아도 물이 줄줄 흘러내리면 불합격! 석표호나 특이한 차호의 경우 공기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을 수 없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물이 나오는 구멍을 손으로 꼭 막고 차호를 뒤집어서 조그만 공기구멍으로 물이 잘 나오면 절수가 잘되는 것이다. ( 이때 자사호나 뚜껑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할 것!!! )
절수가 잘 되지 못하는 자사호는 화끈하지 못하거나, 칠칠치 못한 애인과 같다는 느낌이다.
2) 출수(出水)
다시 차호에 물을 담고, 뚜껑을 덮은 후 물을 따라본다. 반듯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력좋은 변강쇠의 오줌빨처럼 물이 세차게 나오는 것이 좋은 자사호라고 본다.
볼짱 다본 노인네의 가늘은 오줌줄기처럼 출수가 되는 차호가 있다. 이런 차호를 소유한 성미가 엄청 급한 자사호 주인들이 차를 따르는 동안을 참지 못하고 조바심을 하며 숨이 넘어 갈려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만약에 어쩔수없이 물줄기가 가늘어서 출수에 시간이 걸리는 차호를 소장하였다면, 차를 우려내는 시간을 짧게 줄여서 차맛을 조정할 수 있기도 하다.
3) 삼평(三平)
자사호의 뚜껑을 열고 뒤집어서 바닥에 놓았을 때에 주둥이, 몸체 상부, 손잡이 부위가 동시에 바닥에 딱 닿은 것을 삼평이라 한다.
삼평이 되는 차호는 차호 가득히 물을 부었을 때 넘치지 않고, 찻물을 따를 때 주둥이가 아닌 뚜껑 부위에서부터 물이 넘치거나 하는 일이 없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한 삼평이 되는 차호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삼평의 기준에는 부합되지 않지만 보기도 좋고, 사용하기도 좋은 차호들도 많이 있다. 특히 고급공예사들이 예술적인 감각을 발휘하여 만들어진 작품에는 삼평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4) 재질(材質)
초심자 뿐만 아니라 웬만한 경험자들도 자사호의 자사재질을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자사의 종류와 등급 그리고 다른 종류의 자사와의 혼합방법 등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너무 저렴한 자사호는 자사의 성분이 안좋은 것을 쓰거나, 좋더라도 사용량이 아주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초심자들도 금방 알 수 있는 좋은 재질의 감별방법은 자사호의 뚜껑을 열고 내부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다. 당연히 아무런 이취가 안나는 자사호가 좋은 자사호이다. 그러나 당장에는 이취가 안나는 것도 물기를 머금으면 비로서 진흙냄새나 기타 다른 냄새가 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차호를 구입후 잘 끓여서 사용하고, 차를 자주 우려먹는 동안에 안좋은 냄새가 없어지기도 한다. 좀더 신경을 쓴다면 그 차호에 사용하려는 같은 종류의 차나 차를 우려내고 남은 찻잎을 넣고 같이 끓여서 차의 성분과 향이 자사호에 배게하여 사용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자사호의 색상이 너무나 진하고 선명한 것과 지나치게 광택이 나는 것은 원료 자사니 외에 염료나 화학재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개중에는 광택이 생기라고 차씨 기름이나 액상 파라핀을 바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언뜻 보기에는 윤기가 나보이지만 발려진 기름이 산패되어 이취가 발생하고, 자사호의 기공이 막히게 되어 그 기능이 손실되기도 한다.
5) 온도(溫度)
일반적으로 자사호는 1,200℃ 이상에서 구어야만 자사 특유의 성질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온도를 제대로 맞추기 못한 것은 턱턱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나는데 비해서, 고온에서 구운 자사호는 아주 맑고 청아한 울림소리가 난다.
낮은 온도에서 구어진 자사호는 차호에 이취가 있을 수 있고, 차의 맛이나 차향을 먹어버려서 차맛이 좀 덜하게 느껴질 수가 있다.
6) 흠집
자사호의 전후좌우를 잘 살펴보고 금이 갔거나 흠집이 있는지 잘 살펴본다. 특히 공기구멍이 너무 작거나 막혀있지는 않은지 잘 살펴볼 것이다.
이외에 뚜껑이 몸체에 잘 맞지 않아서 너무 헐겁거나 빡빡한 것도 결격사유이다. 특히 뚜껑이 몸체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부분이 너무 얕거나 헐거운 것은 차를 따를 때 뚜껑이 빠져서 굴러 떨어질 수 있으므로 좋지않다.
7) 제작자
처음 입문한 초심자의 경우는 자사호는 저렴하면서도, 아름답고, 기능적인 것을 위주로 선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가능하다면 조리공예사 이상의 급수를 가진 분들의 자사호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름있는 조리공예사의 작품은 가격이 비싸거나, 진품이 아닌 모방품의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 후 기
이상과 같이 차호를 선택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비교적 간략하게 정리한다고 했지만, 초보자들이 보기에는 무척 복잡하고 번거로운 내용같다.
그러나 자사호는 그리 싼 물건이 아니며, 한번 구입하여 잘 사용한다면 평생을 곁에 두고 쓸 수 있는 물건이다. 쓰면서 새록새록 정이 드는 물건이므로 구입시에는 항상 신중을 기하여 구입하였으면 좋겠다.
마음에 드는 자사호를 구해서 곁에 두고 바라보고 쓰다듬노라면 좋은 친구나 멋진 애인과 함께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 눈에 확 띄는 이쁜 자사호를 들일 때의 기분은 아마도 돈많은 재벌이나 왕이 이쁜 애첩이나 후궁을 들일 때의 기분과 같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어쨌든 손에 들어온 좋은 자사호에 본인의 氣가 깃든 손때를 묻히고, 자연의 精을 머금은 찻물을 부어 양호를 하면서 광택과 생기가 더해져서 점점 아름답게 변해가는 자사호와 함께 하는 차생활은 외롭지 않아 좋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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